하늘과 바다 사이, 그를 위한 바위 하나
경주에서 동해 바다로 눈을 돌리면, 파도가 부서지는 바위섬 하나가 눈에 띈다.
누구에게는 그저 해안 풍경일 수 있지만, 이 바위에는 천년의 신화가 깃들어 있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고 한 왕, 바다가 곧 무대가 된 전설.
문무왕과 대왕암의 이야기다.
이 전설은 단순한 민담을 넘어, 신라의 정치적 상징이자 동해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 "용이 되어 나라를 수호하겠다"는 말이 정말이었을까?
대왕암은 왜 그 자리, 그 모습으로 존재하는 걸까?
지금부터, 신라의 바다 위로 떠나는 전설 여행. 시작합니다.
신라 제30대 왕이자 최초의 통일신라를 완성한 문무왕.
삼국통일의 주역으로 잘 알려진 김춘추(태종 무열왕)의 아들이다.
삼국 시대의 마지막 전쟁인 백제와 고구려를 무너뜨리기 위해 당나라와 연합하고, 때로는 갈등하며 신라의 독자 노선을 밀어붙인 왕.
그가 통일의 문을 연 순간, 한반도는 새로운 질서로 들어섰다.
하지만 문무왕은 단순한 전쟁 지도자가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죽음마저 국가를 위한 '전설의 한 수'로 만든 왕이었다.
문무왕은 생전에 “내가 죽으면 화장하여 동해 바다에 뿌려달라”고 유언했다.
그 이유는 단 하나.
🗨️ “용이 되어 바다에서 나라를 지키겠다.”
실제로 문무왕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유해는 화장되어 동해에 뿌려졌고, 그 유골이 모셔졌다는 바위섬이 경주 감포 앞바다의 대왕암이다.
이곳은 단순한 전설의 현장을 넘어서 동해를 수호하는 왕의 혼이 깃든 성역으로 여겨졌다.
특이하게도, 신라 왕 중에 이렇게 바다에 장례를 치른 이는 문무왕 단 한 명뿐이라는 점에서 이 전설의 특별함은 더 짙어진다.
‘대왕암’이란 이름은 ‘큰 왕의 바위’라는 뜻이다.
감포읍 문무대왕릉 인근 해안에 자리잡은 이 바위는 멀리서 보면 바다 위에 떠 있는 거북 바위처럼 보인다.
📍 위치: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
🪨 구성: 여러 개의 바위로 이뤄진 해상 암초 지대
🌊 특징: 썰물 시에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음
이 대왕암은 단순한 암초가 아니라, 신라가 바다를 지배했다는 상징물이자 신화와 정치가 결합된 '국가의 무덤'이라 불리기도 한다.
문무왕의 장례가 치러진 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사찰에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올랐고, 바닷속에서 푸른 용이 올라와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고도 한다.
또 다른 설화에는, 어느 날 밤 왕의 혼이 화살을 들고 나타나 외적을 쫓아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백성들에게 ‘나라가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는 믿음을 주는 정치적·종교적 장치였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 대왕암은 ‘문무대왕릉’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대한민국의 사적 제158호로 지정되어 있다.
매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바위 너머 동해를 바라보며 전설의 숨결을 느낀다.
감포항 일대에는 문무대왕을 기리는 상징 조형물들과 대왕암 전망대, 용조사라는 사찰도 함께 자리하고 있어 신화와 종교, 여행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문무왕이 동해에 자신의 유해를 묻어 🗨️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긴 후, 그 뜻을 이어받은 이는 바로 그의 아들 신문왕이었다.
신문왕은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바다에서 침입하는 적을 물리치고 불법으로 나라를 지키기 위한 사찰, 바로 감은사를 창건한다.
지금은 감은사지라는 유적만 남아 있으며, 경북 경주시 양북면 감은리에 위치해 있다.
‘감은’이란 말은 아버지 문무왕의 은혜에 감동하여 그 뜻을 이어가겠다는 감사와 효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감은사에서 용이 바다에서 올라와 불공을 드렸다는 설화까지 더해져, 감은사는 대왕암과 연결된 ‘용의 사찰’로 불린다.
실제로 감은사지의 두 개의 석탑 사이를 지나면 바로 동해를 바라볼 수 있어, 문무왕의 혼이 이곳으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용문이라는 상징으로도 해석된다.
문무왕이 실제로 용이 되었는가?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그가 나라를 위해 바다에 묻히고, 전설로 살아남았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대왕암 앞에 서서 파도를 보고 있으면 마치 🗨️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하는 듯한 거대한 기운이 온몸으로 밀려온다.
그 전설이 지금도 사람들을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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