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불국사에 나란히 서 있던 두 개의 탑.
하나는 지금도 우뚝하지만, 다른 하나는 그림자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 이름도 신비한, *무영탑(無影塔)*의 전설을 아시나요?
불국사에 가면 누구나 보는 두 개의 탑, 석가탑과 다보탑.
하지만 실은 이보다 더 오래 전, 불국사에는 석가탑과 무영탑이라는 쌍탑이 서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
석가탑은 지금도 현존하는 정형화된 석조탑이고, 무영탑은 이름 그대로 ‘그림자도 없는 탑’, 즉 실체가 사라져버린 전설의 탑이야.
무영탑에 대한 가장 유명한 설화는 사랑과 희생에 관한 이야기야.
옛날 신라시대, 한 석공이 불국사 석가탑을 만들며 무영탑도 함께 짓고 있었다고 해.
그 석공은 탑을 짓는 동안 자신을 도우러 온 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지.
하지만, 탑이 완성될 즈음, 여인은 사라져버리고…
나중에야 그 여인은 탑을 완성하기 위해 하늘이 보낸 존재였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녀는 탑이 완성되자마자 사라지게 되어 있었고,
그래서 그녀의 흔적조차 남지 않는 ‘무영(無影)’의 이름을 가진 탑이 되었단 이야기.
한편 석가탑은 우리가 실제로 볼 수 있는 현실의 탑이야.
형태는 단정하고 간결하며, 탑의 균형미는 한국 석탑 건축의 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석가탑’이라는 이름은 불교의 교주인 석가모니 부처님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붙여졌고,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진리의 상징물로 여겨졌어.
석가탑의 반듯하고 정제된 모습은 무영탑의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이미지와 대조돼.
그래서 이 둘은 자주 이상과 현실, 사랑과 진리의 상징 쌍둥이로 이야기돼.
실제로 무영탑이 존재했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록은 없어.
하지만 ‘그림자조차 없는 탑’이라는 표현은, 완성된 탑이 사라졌다는 전설의 함의를 담고 있어.
또 다른 전설에선 탑이 완성되는 순간 하늘로 승천하여 사라졌다거나,
탑을 만든 장인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아 탑을 부쉈다는 설도 있어.
그래서 무영탑은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불가능한 사랑의 상징, 이루지 못한 이상향의 상징이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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